요즘은 주로 뭐 해 드시나요? 매일 콩나물, 두부, 계란 먹는 것도 지겹고요, 장보기는 무섭고요(별 거 안 사도 10,20만원은 금방 넘어버려서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을 수가 없어요. 요즘은 주로 집 앞 슈퍼에서 간단히 장 봐옵니다. 2주에 1번 정도 대형마트에 다녀오는 패턴입니다.) 결국 우리 주부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냉장고 파먹기 아니겠어요? 오늘은 냉장고 털이로 냉동실을 뒤적거리다가 파스타 해먹고 좀 남은 새우를 꺼냈습니다.
저녁을 먹기 직전이었다면 빠른 해동을 위해 뜨거운 물에 담갔을거에요. 하지만 해동은 최대한 천천히 하는 게 좋은 거 아시나요? 세균번식을 막으려면 그 방법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냉장고에서 해동하는 것이 좋고, 그럼 너무 천천히 녹을테니 상온에서 천천히 녹이는 게 좋겠지요. 아니면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밀봉한 새우를 뜨거운 물이 아닌 그냥 물에 담가놓아도 됩니다.
저녁 메뉴를 미리 고민하던 저는 일찍 새우를 꺼내놓았습니다. 완전히 해동되지는 않았어도 물로 씻어 헹구는 과정을 통해 다 녹을 정도로 해동이 되었기에 깨끗이 씻어주고 체에 받쳐 물기를 완전히 빼주도록 합니다.
감바스 알 아히요
감바스 gambas 스페인어로 새우
아히요 ajillo 스페인어로 마늘
주재료 이름 2개를 붙여 만든 스페인의 요리
새우와 마늘을 주 재료로 해서 만든 간단한 요리라서, 빵이랑 같이 먹어도 좋고, 와인 안주로도 간단해서 많이 드시는 것 같습니다. 아까 물기를 빼놓은 새우에 소금과 후추로 간단한 밑간을 해줄게요.
그 다음은 올리브유를 한 컵 정도 붓고 편으로 썬 마늘과 페퍼론치노를 넣어줍니다.(페퍼론치노가 없는 집은 굳이 안 사고 청양고추로 하셔도 됩니다. 저는 페퍼론치노가 있고 통마늘이 없어 다진마늘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중불로 끓여주기.
그리고 마늘과 고추는 다른 방법으로 대체를 하셔도 되지만 오일은 꼭 올리브오일을 쓰셔야 합니다. 그게 제일 맛있어요.
기름이 끓으면서 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오기 시작할 거에요. 그 다음은 새우의 입장 차례입니다. 그리고 소금, 후추 간 하기.
새우가 익으면 끝!
여기까지가 가장 기본적인 감바스 만드는 방법입니다.
여기에 집집마다 다른 재료를 더 추가하기도 하시는데요. 방울토마토, 양파, 파프리카, 베이컨 잘 어울립니다. 스파게티를 삶아서 파스타로 먹어도 끝내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파슬리가루, 바질가루 등을 뿌려주면 금상 첨화겠지요. 아! 물론 생 바질을 올려드셔도 진짜 맛있습니다. 그 외에 루꼴라나 시금치도 괜찮습니다 ^^ 저희 집엔 다 없어서 그냥 기본적인 감바스로 만들어 먹었습니다. 빵이 없는 게 정말 아쉬웠어요. 하지만 오늘 저녁은 냉장고를 터는 것이 주 목적이었으니까 목표달성한 것으로 매우 만족입니다.
간단한 감바스 만드는 순서
1.냉동새우(또는 그냥 새우)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뺀다.
2.물기 뺀 새우에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한다.
3.마늘은 한 주먹 분량 편으로 썬다(이게 가장 맛있어요. 없으면 걍 다진마늘 씁니다. 가정집에 다진 마늘은 어지간하면 있으니까요.)
4.적당한 크기의 팬을 고른 후 올리브유 한 컵 정도에 마늘과 페퍼론치노 적당량(이것도 매운 걸 싫어하시면 적게 좋아하시면 많이 넣으면 좋겠지요?)을 넣고 중불로 끓인다.
5.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오는 것이 보이면 새우를 넣고 소금과 후추로 다시 한 번 간을 한다.
6.새우가 익으면 끝. 파슬리가루나 바질가루 등 허브가루를 뿌려주면 예쁘다.(없으면 생략한다)
냉장고에 냉동새우각 처치곤란이라면 가장 쉽고 맛있는 요리. 감바스 한 번 만들어보시면 어때요?
생각보다 더 간단하고 만들기도 정말 쉽답니다. 그리고 만드는 노력에 비해 맛있어요.
새우만 해서 술안주로도 좋고, 밥으로 먹고 싶을 때는 식빵토스트도 좋고, 스파게티면만 삶아서 나중에 함께 볶아주면 근사한 오일파스타가 된답니다. 여러가지로 변형해서 드실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닌 일석삼조 아니겠어요?
오르기만 하는 식료품 물가를 우리가 직접 나서서 잡을 수는 없지만, 냉장고에 묵혀있던 식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해서 여러 나라 요리에 도전해 보는 것 좋잖아요. 한식만큼 손이 많이 가고 어려운 요리가 없더라고요. 양식을 안 해보셔서 그렇지 한 번 해보세요. 해 보시면 이만큼 쉬운 게 없어요. 왜들 그렇게 드라마에서 실장님들이 파스타를 만드시겠어요? 갈비찜하고 찌개 끓이고 나물 만드는 것보다 쉬워서 그런 거에요. 만들기 쉬운데 실패확률은 낮으니까요.
두려워마시고 도전하는 정신 아시죠?
간편하고 간단하고 맛있는 감바스로 풍성한 식탁 되시길 바랍니다